4월 25일 토론 관전평

어제 토론은 이전 토론들에 비해 훨씬 볼 만한 토론이었다. 형식이 바뀌었기 때문인지, 사회자가 바뀌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후로도 이런 식의 토론만 이어진다면 꼴도 보기 싫어서 채널을 돌려버리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물론 토론자들의 자질을 보자면 한숨이 나오는 건 여전하다만... 잃을 것 없는 두 사람, 유승민과 심상정 정도면 정상적인 토론의 모습을 보여줬고, 나머지는 다 철저하게 주입식 교육을 받고 나온 말을 되풀이하는 모습만 보여줬다.

일단 가장 인상적인 토론자는 유승민이었다. 학자 출신답게 쓸데없는 군더더기 배제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더라. 문제는 등 뒤에서 총을 쏴대는 김무성 패거리 때문에 완주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것, 그리고 토론에서 얼마나 합리적인 모습을 보이느냐는 선거에서 지지를 끌어내는 데 별 영향이 없다는 거지만.

심상정. 입 바른 소리 잘한다. 물론 좌파의 관점에서. 말빨로는 지는 일이 거의 없지만, 성향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싸움닭이라는 인상만 주는 것은 이쪽 후보들이 언제나 겪는 딜레마다. 특히 토론의 문화 자체가 없는 한국에서는 더 그렇다. 그런 점에서 소위 진보 계열에서 냈던 최고의 대통령 후보는 권영길이 아니었나 싶다.

홍준표의 경우 다른 이야기는 다 씹어먹고 틀딱과 수꼴들만 좋아할 워딩에만 집중하는, 철저하게 전략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뭐, 이해한다. 당장 자한당 당사가 걸려 있잖아. 400억을 통째로 버리느냐, 200억이라도 건지느냐가 달린 문제인데 어쩌겠어.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10% 안 나와서 여의도 당사 팔아먹고 천막당사 시즌 2 찍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고 아예 당 해체 수순으로 들어가면 최고고.

안철수. 안철수 지지자들은 이전 토론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고 자화자찬하던데, 뭐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이전 토론에서의 모습과 다른 게 있다면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없어졌다 뿐. 이 사람, 워낙에 곱게 자란 사람이라 남 앞에서 험한 소리는 못하는 타입인 모양이다. 지난 토론에서 그렇게까지 어설프고 놀림감이 되었던 건 그것 때문인 듯.

그리고 문재인 ㅋㅋㅋ 아무리 봐도 어제 토론에서 문재인이 보여준 모습은 똥망이었는데, 이런저런 문빠 커뮤니티에서는 이제는 토론도 잘한다고 난리다. 웃겨 죽겠다. 가장 웃기는 지점은 당연히 동성애 반대 발언이었는데, 문빠들이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한 언급일 것" "동성 결혼에 대해 반대한다는 말일 것" "문재인은 애초에 보수(?!) 후보니까"라는 식으로 행복회로 가동시키는 꼬라지를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토론에 대한 세간의 평을 보니, 문재인 지지층은 이제 문재인이 설사 광화문광장에서 바지 내리고 똥을 싼다 해도 찍어줄 기세인 것 같다.





덧글

  • 聖冬者 2017/04/26 10:57 #

    그 행복회로 앞으로 계속 나올겁니다 ㅋㅋㅋㅋ
  • 레이오트 2017/04/26 11:09 #

    그동안 보수 쪽에 고정표를 핑계로 민주당에 대한 고정표를 옹호했는데 이제 그걸 못하니 그냥 행복회로 돌리네요. 그런 놈들인 줄 알았기에 그 쪽을 싫어하는 것인데...
  • The buzzard 2017/04/26 12:20 #

    원래 쟤네들 유일신의 사도분이 무슨 짓을 해도 10몆년씩 전 일들까지 끌어와서 '~한 의도로 했을것이다'라고 달님 빙의해서 추잡한 쉴드 치는게 전문이죠ㅋㅋㅋ 그 기준 딴 후보한테도 좀 적용해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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